엘리베이터 안.
낌새가 이상하다. 하얀 벽으로 둘러싸인 비좁은 엘리베이터 안에 하얀색 작은 변기가 있다.
변기에서는 핏물이 흐르고 있고, 변기 주변에도 온통 빨간색의 피.
그러고보니 엘리베이터 벽도 간간히 피로 물들어 있다.
마치 외상을 입은 사람이 기대서 묻은 핏자국처럼.
버튼에도 피가 묻어있고, 버튼 바로 위에 이상하게 하얀 장갑이 있는데 거기에도 역시나 피가 묻어있다.
선홍색인걸 보아 이 핏자국들은 오래되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버튼이 이상하다.
일반 엘리베이터의 [◀|▶] [▶|◀] 버튼은 없고
[1] [33/66] [99/100] [200] 네개 버튼만 있었다.

우리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이, 어떤 소년이 엘리베이터에 탔다.
버튼 위에 있는 하얀 장갑을 끼고 [33/66] 버튼은 두번 눌렀다.
66층 도착. 소년은 내리고 연한 파란색의 옷차림을 한 청년 청소부가 탔다.
변기물을 내리자 맑은 물이 나오다가 또 피가 나와 빨갛게 물들인다.
청소부는 덜덜덜덜 떨며 급하게 [99/100] 버튼은 한번 눌렀다.
99층 도착. 아무도 없다. 내가 장갑을 끼고 [200] 버튼을 눌렀다.

휴대폰 뉴스 문자때문에 잠 깸. ㅡㅡ;;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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